IT를 만나다/전자기기 후기

픽셀빠의 구글 픽셀 2부터 4까지의 사용기

들어가며

이미지 출처 : XDA

스마트폰을 처음 고르던 시절, 저는 구글의 레퍼런스폰인 넥서스원과 갤럭시S1 중에 고민을 하다가 무난한 갤럭시를 선택했었습니다. 하지만 넥서스 시리즈가 너무나도 궁금했던 저는 결국 1년 후에 넥서스S를 구매하며 넥서스 빠가 되어갔습니다. 빠릿한 성능, 빠른 업그레이드, 쓰레기 같은 통신사 앱도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만족했었습니다.

 

결국 그 이후로 저는

넥서스원, 넥서스S, 갤럭시 넥서스, 넥서스4, 넥서스5, 넥서스6, 넥서스5X, 넥서스6P까지

넥서스 폰 시리즈는 정말 다 써보았네요. (다 신품은 아니었고 중고로 구매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픽셀 시리즈로 개편된 이후에는 그 비싼 가격 때문에 구매를 못 했습니다.

특히 정발도 안 되는 이 시리즈를 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넥서스 빠였던 저는 결국 픽셀2에 와서는 그 유혹을 참지 못 하고 비싼 돈을 써가며 직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픽셀2부터 픽셀3, 픽셀4XL까지 픽셀 시리즈는 계속해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픽셀 시리즈는 그렇게 쓰레기인가?

 

인터넷을 하다보면 픽셀 시리즈만큼 말이 많은 스마트폰도 없는 것 같습니다. 판매량이 그리 좋지는 않고 정식으로 출시된 나라도 적어 사용하는 분도 그만큼 적을텐데요. 매번 출시 때마다 나오는 QC 문제 때문에 픽셀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카메라'만' 좋은 폰이라는게 픽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였네요. 그나마도 갤럭시나 아이폰, LG폰 카메라가 좋아지면서 픽셀만의 장점도 많이 약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픽셀 시리즈는 3개 째 쓰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픽셀은 쓰레기는 아닙니다. 충분히 좋은 스마트폰이고 정발만 되었으면 찾는 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물론 판매량이 좋을거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에요. QC 문제는 둘째치고 자사 플래그십을 다루는 구글의 태도가 오히려 저는 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기기의 문제라기 보다는 제조사의 의지가 뭔가 싶을 때가 더 많다고 할까요.

오늘은 픽셀2부터 4까지 간단히 리뷰를 하며 픽셀 시리즈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을 말해보겠습니다. 서론이 좀 길었네요.

 

사진 찍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픽셀 2

픽셀2는 이상한 폰이었습니다. 정말 못 생긴 폰이었거든요. 발매 당시에는 베젤리스가 유행이었지만 2는 광활한 베젤을 자랑했죠. 정작 2XL은 베젤 면적이 적은 편이었지만 2는 베젤이 참 심했습니다. 홈버튼 달린 아이폰과 비슷한 베젤이긴 한데 2에는 홈버튼이 없으니 더 넓어보였습니다. 이어폰 잭도 없고 무선 충전도 안 되는 2017년 말에 나온 폰이라 보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QC 문제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죠. 직구를 하고 정말 불안했습니다. 나에게도 불량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말이죠. 하지만 다행히도 양품이 도착했고 바로 유심을 옮기고 픽셀2 실사를 시작했습니다.

픽셀2의 카메라는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동안은 사진을 찍는게 취미는 아니라 스마트폰을 사도 카메라에는 시큰둥했었습니다. 그냥 인스타에 올릴 정도만 나오면 괜찮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루미아 1020 같은 카메라에 전화 기능이 있는 기기를 샀을 때는 많이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요.

픽셀2 카메라가 좋다고 하니 그래도 호기심이 생겨서 구매하자마자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정말 욕나오게 잘 나오더군요. 사진 정말 잘 못 찍는데 픽셀2의 카메라는 예술이었습니다.

 

동네 마실을 나갈 때도,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 때도, 그리고 여행을 갈 때도 픽셀2로 항상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폰이라고 할까요? 

결국 저는 넥서스빠에서 픽셀빠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픽셀2s에 가까운 픽셀3

픽셀2에 만족했지만 단 하나, 디자인은 용서가 안 되더군요. 3가 나오면 바꿀 의향이 있었고 3 루머를 계속해서 찾아봤습니다. 3xl을 망할 노치 때문에 디자인이 더 엉망이었고 3는 베젤이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이만하면 균형 잡힌 디자인이라 괜찮더군요.

다만 디자인 빼고 다른 부분은 실망인 것이 많았습니다. 2에 비해서 그리 변화하지 않은 카메라, 램은 여전히 4기가, 가격은 상승...

구글의 생각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격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것이 거의 없었기에 구매를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아이폰식으로 말하면 2s에 가까운 모델이었습니다. 사실 아이폰 s라인 만큼의 업그레이드인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결국 픽셀3를 구매하였고 제품을 받게 되자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약돌 같은 디자인, 픽셀만의 투톤 디자인....적당한 화면 크기와 가벼운 무게, 전작에서 빠졌던 무선 충전까지 전반적으로 완성형에 가까운 픽셀이었습니다. 그리고 구글답지 않게 이어폰도 주는 것도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그리 좋은 이어폰은 아니었지만

카메라는 여전히 좋았지만 충격적이라는 느낌은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냥 2가 충분히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 하나 좋아진게 있네요. 바로 전면 카메라가 2개가 되었기 때문에 셀카를 찍을 때 편한 것이 많았습니다. 근데 웃기긴 했습니다. 메인 카메라는 싱글인데 전면이 듀얼인 핸드폰이라니...그만큼 카메라에 자신이 있어서라고 해석되지만 다른 경쟁사 제품들은 듀얼을 넘어서 트리플을 넣고 있는데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포인트를 본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구매한 것은 작셀이라 배터리가 녹습니다 녹아..... 지금은 사설 업체 통해서 배터리를 교체해서 오래 가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녹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품 마감 부분에서 조금 아쉬움이 있는데요. 뒷판을 연결하는 부분에 살짝 틈이 있어서 여기에 먼지가 쌓이는 구조입니다. 제품 내부로까지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제품 가격을 생각하면 이런 마감은 조금 어이없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만족스러운 픽셀이었습니다. 2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3로 갔으면 2만큼 만족했을 것 같습니다.

 

 

장점은 어째 더 없어진 픽셀 4XL

픽셀4는 사실 구매할 계획이 없었지만 출시 당시 아마존X현대카드 할인이 겹치면서 구매를 안 할 이유가 없어 샀습니다. 

4는 스펙이나 디자인을 보면 3에서 비해서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된 것처럼 보입니다. 투톤 디자인은 사라졌고 싱글 카메라에서 드디어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였고 후면 지문 인식을 없애고 모션 센스를 탑재했습니다. 그리고 90Hz 주사율까지

 

한편 여전히 경쟁작에 비해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모션 센스를 탑재하는 바람에 풀스크린을 탑재하지 못 했고 그렇다고 노치도 아닌 핸드폰이 되었습니다. 램이 드디어 6기가되었지만 경쟁작 안드로이드폰들의 램을 한번 생각해보면 굉장히 적은 램입니다. 최적화 어필하는 것도 한 두번이어야죠. 카메라는 이제야 듀얼이라 트리플 카메라달고 있는 픽셀보려면 언제쯤일까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램 6기가도 최적화 덕분에 모자라다는 생각이 그리 들지 않습니다. 카메라야 여전히 좋고요. 다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포인트가 분명 부족한 것은 여전합니다. 정말 구글이 픽셀을 팔 생각이 있는걸까요? 

 

작셀이 아닌 큰셀 XL을 구매한 이유는 배터리 때문이었습니다. 90Hz 주사율은 작셀4의 처참한 배터리의 원인이 되었기에 더 큰 픽셀을 구매하기로 한 것입니다. 배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큰셀 XL은 배터리 때문에 걱정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카메라는 여전히 좋았지만 큰 감명은 없었습니다. 8배줌 기능은 당시에는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죠. 픽셀만의 감성이 있는 카메라는 그래도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여전히 주고 있습니다. 근데 막상 4로 찍은 사진은 그리 많지가 않네요 ;; 

 

모션 센스는 정말 욕하고 싶었는데요. 정말 어디에 쓰라고 만든것인가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후면 지문 인식이 없어진 것을 생각하면 더 화가 나더군요. 

 

픽셀 4 시리즈가 출시되었을 때 기사 하나를 기억하시나요? 애플의 페이스 ID 처럼 얼굴로 잠금을 해제하는게 픽셀4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이 가져갈 새로운 방향이었는데, 눈을 감고도 잠금을 풀린다는 기사였습니다. 참으로 어이없죠. 눈을 감은채 풀리면 보안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글은 곧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게 제 기억에는 제품 출시하고 몇개월이 지나서야 드디어 패치로 해결되었습니다. 모션 센스를 활용할 앱이 없는 것이 적은 것은 둘째치더라도 구글은 실제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못 할 정도의 기술을 픽셀 시리즈에 적용한 것이었습니다. 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리 오래걸리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품 출시 단계까지는 이를 해결해야죠.

 

페이스 언락은 국내에서는 더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나중에 카카오톡, 토스 등이 지원해서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그래도 이것은 국내 정발품이 아니기에 국내에서 사용 못 하는 것은 제가 감당해야하는 것이었기에 큰 단점은 아니라고 봅니다. 

 

구글은 아마도 픽셀4a를 시작으로 5에서도 후면 지문 인식 센서를 부활시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말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긱한 기능 넣지 말고 기본에 충실했으면 합니다.

 

 

정리하며

 

좀 혹평으로 쓰기는 했지만 실제 제품을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을 위주로 썼습니다. 제품 만족도로 따지면 3>2>>>4XL 정도인 것 같습니다. 4XL이 점수가 낮은 것은 모션 센스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픽셀은 쓰레기는 아닙니다. 국내 직구라는 귀찮은 과정과 국내에서 사용하기 힘든 기능들 (VoLTE 등)이라는 단점을 감내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만족하면서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카메라는 경쟁작들이 워낙 좋아졌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없을 뿐이지 여전히 스마트폰 최상위 레벨의 카메라입니다. 빠릿함은 말할 것도 없고요. 

 

다만 저는 구글의 정책에 아쉬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기술, 경쟁작에 비해 어필할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것, 본문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픽셀 시리즈에 대한 업그레이드 보증 기간 (더 늘렸으면 합니다) 등입니다.

또한 구글은 픽셀만의 장점을 강화하기는 커녕 점점 없애고 있는데 특히 구글 포토 원본 무제한 업로드입니다. 1에서는 평생 무제한, 2~3에서는 기간 한정 무제한이더니 4에서는 아예 없앴죠.

 

 

장점을 없애고 가격만 더 비싸지는 제조사가 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진정한 구글 픽셀은 3a와 4a라는 말도 있죠.

3a와 4a같은 가성비 좋은 모델로만 가는 것도 구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죠. 근데 플래그십 시리즈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팔고 있냐하면 그건 아닌거 같아요. 그냥 애초부터 구글이 픽셀을 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팔면 누군가는 사던가 말던가 이런 자세 같아요.

 

구굴의 서비스는 종료되는 것이 굉장히 많은데요.

좋은 서비스도 있고 나쁜 서비스도 있는데 한 서비스를 진득하게 이끌고 간다기 보다는

하다가 말고, 이거 하다가 다른 거랑 통합시키고를 계속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구글이 종료한 서비스만 모아놓은 killed by google이라는 사이트가 있겠습니까 ㅋㅋ

 

픽셀을 볼 때마다 종료왕 구글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요?

 

 

구글이 정말 픽셀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면 그냥 넥서스 시리즈의 정책을 다시 도입하던가, 3a와 4a로 급수 나누지 말고 가성비 좋은 플래그십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겠죠. 

 

 

결국 픽셀5는 굉장히 어정쩡하게 나와 어정쩡하게 또 넘어가고 있네요.

 

픽셀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여기 쓰지 않은 장점도 많아요. 실제 제품은 너무 좋은데 언론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까이고, 사실 그렇다고 다른 경쟁작에 비해 추천할만하냐 하면 그러기엔 좋은 폰이 너무 많아요

여기서 가격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a시리즈가 인기가 있는 것 같네요.

 

 

요새 4a가 끌리는데

또 픽셀을 살지 아니면 여기서 손절할지 아직은 안 정했지만 부디 구글이 다음 픽셀에서는 뭔가의 경쟁력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픽셀로 찍은 사진들을 몇 장 보여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 사진이 많은데 오랜만에 보니 좋네요 ㅠ 어서 코로나가 끝나길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