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만나다/전자기기 후기

예쁘니깐 :갤럭시 Z 플립 3 리뷰

 

폴더폰에 대한 로망 

 

스마트폰이 몇 년 전부터 뻔해지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스마트폰을 사고 싶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나온 폴더블 폰은 저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계에 있는 폴더블도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지만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플립 형태의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전화받을 때 핸드폰을 촥 펼치고, 전화 끊을 때 탁 하고 닫을 수 있는 그런 폰...

그 폰이 다시 돌아온다니 저는 당장이라도 플립 형태의 폰을 사고 싶었습니다.

 

원래는 레이저를 사고 싶었다.

 

 

저는 모토로라를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의 모토로라는 아니지만...) 

특히 레이저폰을 굉장히 잘 사용했었는데요. 특유의 모토로라 디자인이 있는 시크한 매력의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좋은 추억을 가진 모토로라가 폴더블 폰을 내놓는다니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국내에 정발도 안 되는 폰, 너무나도 비싼 가격, 처참한 내구성 등...

추억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기로 했습니다.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Z 플립이었습니다. 

레이저폰처럼 멋진 디자인은 아니지만 이런 형태의 폰을 사려면 대안조차 없는 폰.

투고 서비스로 잠시 사용해본 플립 5G,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 언젠가 이런 형태의 폰을 사고 마리라!! 

1년 전 저는 그렇게 다짐했었습니다. 

 

1년 만에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돌아온 Z 플립 3

 

 

삼성의 이상한 네이밍 순서 때문에 갑자기 3세대가 되어버렸지만

플립 3가 공개되었을 때 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디자인은 전작보다 더 좋아졌고 투톤 스타일의 전면부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폰 중 구글 픽셀이 있는데 픽셀 특유의 스타일이 이 투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디자인마저 삼성에서 갑자기 계승하다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픽셀의 투톤 디자인은 지금도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왜 접어야 하는가

 

플립을 사기 전, 고민되는 포인트는 단 하나였습니다.

 

왜 이걸 접어야 하는거지?

 

접어서는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고 결국 펼쳐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귀찮은 과정만 늘어나는 것이 이 플립 형태의 폰입니다. 

 

제가 이런 귀찮은 과정을 하면서까지 플립을 살 이유를 생각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사실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그나마 커버 디스플레이가 넓어져서 전작보다 활용성이 좋아졌다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습니다.

그래서 이것 때문에 며칠 동안 살까 말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매장 가서 플립을 실제로 구경했고 저는 휴대성이라는 측면에서 이 폰을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접을 수 있다는 것

 

 

접을 수 있다는 것은 결국 휴대성 측면에서 좋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 펼쳐서 사용하겠지만 어딜 이동한다던지, 손에 잠시 들고 다닌다던지 할 때 플립의 형태는 어느 스마트폰보다 더 매력적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이 휴대성 측면에서 플립이 주는 만족도는 어마어마했습니다. 

주머니에 넣어도 길쭉한 형태가 아니어서 부담이 없었고 (물론 부피가 조금 있긴 하죠) 아까 말한 이동성과 휴대성도 매우 좋았습니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쁘니깐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는 했지만 플립은 굉장히 예쁜 폰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폰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전작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번 플립 3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정말 신의 한 수 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커버 디스플레이에 gif를 넣는다는 생각은 누가 했는지, 참으로 굉장한 선택입니다. 

이 하나만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다양한 모습으로 플립을 꾸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플립 3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커버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꾸밀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수없이 많은 짤방을 구하러 다녔고, 제가 모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디자인과 꾸밀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 플립3는 그 어떤 삼성폰보다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디자인을 칭찬할 수 있는 삼성폰이라니, 굉장히 낯선 광경이죠.

 

그래요, 그냥 예쁘니깐

그게 플립 3 구매 이유의 80%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접는다는 건, 불안하다는 것

 

플립 3는 접는 폰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접을 때마다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처음 샀을 때는 접지 말아야 하나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어째 접었다 폈다 할 때마다 주름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았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플립 돌연사 관련 글을 볼 때마다 내 폰도 손상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삼성은 구매 초기자 혜택으로 삼성케어를 공짜로 주고 있죠.

이 자식들이 괜히 이러는 게 아닐 겁니다. 

 

폴더블폰을 쓰기 전에는 예전 폴더폰처럼 확확 열고 닫아야지 생각했지만 

현실은 아주 아주 곱게 여닫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튼튼해 보이지만 항상 불안합니다

 

공손함이 늘어났습니다.

 

언젠가 이런 걱정 없이 폴더블 폰을 사용하는 날이 오.. 겠죠?

 

 

아 그리고 이런 형태의 폰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한데 

케이스를 끼워도 가운데 힌지 부분이 특성상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더 불안할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접은 형태로 다닐 때는 가운데 힌지 부분으로 낙하하면 바로 흠집이 바로 나는 거라 그랬습니다.

 

케이스를 끼워도 여기가 노출되어 있다면 매우 위험하죠

물론 가운데를 보호할 수 있는 스트랩이 있으면 그나마 좀 괜찮기는 합니다. 

 

의외로 재미있는 사진 촬영

 

개인적으로 플립을 사용하면서 사진을 촬영할 때의 경험이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사진 퀄리티는 그냥저냥이었는데 사진 찍을 때 플렉스 모드로 찍으면 뭔가 특이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핸드폰을 들고 사진 찍기도 더 편하고 바닥에 두었을 때는 정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괜히 플렉스 모드로 돌아다니면서 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셀카를 자주 찍는 편이 아니지만 화면을 접었을 때 후면 카메라를 셀카로 찍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형태의 폰만이 가진 장점이기도 합니다. 

 

 

배터리는 재미없다

 

플립 3의 배터리는 물리적인 배터리의 한계상 굉장히 적게 갑니다.

배터리가 눈물 날 정도로 광탈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밖에서 계속 사용할 일이 많으신 분은 다른 수단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저야 사무직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조금만 신경 안 쓰면 배터리가 적어지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충전기를 멀리하는 습관은 플립 3를 사용할 때는 좋지 않습니다.

 

또 이런 형태의 폰의 어쩔 수 없는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무선 충전입니다. 

보통 가운데 무선 충전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플립 3는 형태의 특성상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무선 충전 위치를 정말 잘 봐야 합니다.

따라서 거치 형태의 무선 충전기 대부분은 쓸모 없어지죠.

 

 

지금 꼭 사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전자기기는 다음 해가 되면 더 좋은 상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더 좋은 후속작이 나올 것이라는 게 단점이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합니다.

 

하지만 폴더블 형태의 폰은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특히 플립의 후속작은 어떻게 나올지 사실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삼성이 일부러 스펙 상 힘을 뺀 부분도 분명히 있고요.

 

커버 디스플레이는 결국엔 더 커져서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며 (회전식 카메라 루머도 있더군요)

충전 속도 역시 더 빨라질 것이며 

카메라 부분의 강화

더 가벼워진 무게 

배터리 (... 는 잘 확신이 안 서네요)

더 예뻐진 디자인

그리고 내구성의 강화

 

아직 폴드나 플립 모두 발전 단계에 있고 3세대에 이르러서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앞으로의 이 시리즈는 더 발전하고 견고해질 것이 뻔합니다. 

 

스펙 정도 좋아지고 마는 일반 바형 스마트폰이랑은 조금 다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만약 플립이나 폴드를 고민하고 있다면 꼭 올해일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쁘고 쓸만한, 그리고 대체제는 정말 없는 스마트폰

그렇다고 이번 모델을 안 살 이유는 또 없습니다. 

그만큼 예쁘고 사용성도 좋은 폰이기 때문이죠.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죠. 지금도 좋은데요 뭐

 

블랙베리처럼 예쁜 쓰레기가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데요!

 

무엇보다 이런 형태의 폰을 찾는다면 대체제가 정말 없는 폰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플립 형태의 폰을 삼성이 꾸준히 계속 출시해줬으면 합니다. 

 

 

저는 사용하는 동안 아주 만족했습니다.

다만 좋아질 여지에 조금 더 가능성을 보고 이번에는 판매하고 다른 폰으로 넘어가지만 

한 두 번은 계속 생각날 폰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정말 불안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폴더폰 시대가 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